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 불어닥친 변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한때 "외국인이 강남 아파트를 쓸어 담는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서울 내 외국인 주택 거래량이 전년 대비 무려 51%나 급감하며 반토막이 난 것인데요.
단순히 경기가 안 좋아서일까요? 아니면 정부의 '철퇴'가 제대로 통한 걸까요? 오늘 그 이면의 강력한 규제와 시장의 변화를 파헤쳐 봅니다.
1. '토허제'라는 강력한 방패의 등장
정부는 지난 2025년 8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전까지 외국인은 내국인에 비해 대출 규제나 자금 출처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자국 은행에서 돈을 빌려와 '현금 쇼핑'을 하듯 집을 사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았죠.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 선(先) 허가, 후(後) 계약: 이제 서울에서 집을 사려는 외국인은 계약서를 쓰기 전 구청의 허가부터 받아야 합니다.
- 실거주 의무 (갭투자 원천 봉쇄): 허가를 받으려면 반드시 '4개월 이내 입주'와 '2년 실거주'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즉,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입니다.
- 현미경 자금 조사: 해외 예금, 대출은 물론 최근에는 가상화폐 매각 대금까지 상세히 증빙해야 합니다.


2. 숫자로 보는 '거래 절벽'의 실상
국토교통부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규제 도입 직후인 2025년 하반기부터 거래량은 수직 낙하했습니다.
| 구분 | 2024년 (9~11월) | 2025년 (9~11월) | 증감률 |
| 서울 전체 외국인 거래 | 353건 | 179건 | -49% |
| 강남 3구 & 용산구 | 약 80건 | 41건 | -48% |
| 서초구 | 20건 | 5건 | -75% |
특히 '부의 상징'인 서초구의 거래량이 4분의 1 토막 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투자 목적의 '묻지마 매수'가 규제의 벽에 막혀 자취를 감췄다는 방증이기 때문입니다.
3. 규제가 불러온 뜻밖의 풍선효과: '증여'의 급증
재밌는 현상은 매매 거래는 줄었지만, '증여'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 내 외국인 주택 증여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팔기도 어렵고 새로 사기도 힘드니, 일단 가족에게 물려주자."
규제를 피해 자산의 소유권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인데요. 이는 토허제가 매수 심리를 억누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미 보유한 자산에 대한 사후 관리 체계는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4. 거래는 줄었는데 집값은 왜 안 잡힐까?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외국인 거래가 절반이나 줄었는데, 왜 내 집 마련은 여전히 힘들까요?
비밀은 **'공급 부족'과 '똘똘한 한 채'**에 있습니다. 외국인 거래 비중은 전체 시장에서 약 1% 내외로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주로 사들이던 강남, 용산, 마포 등 이른바 '상급지'의 매물을 묶어버림으로써 시장 전반에 "이곳은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거래량은 줄었지만, 실수요자가 몰리는 인기 단지는 여전히 신고가를 경신하는 **'거래 절벽 속 가격 상승'**이라는 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앞으로의 전망은?
외국인 토허제는 부동산 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 을 바로잡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내국인은 대출 규제로 고통받는데 외국인은 자유롭게 투자하던 역차별이 해소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단순한 규제만으로는 집값을 잡기에 역부족이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외국인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것을 넘어, 국내 실수요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공급 대책이 동반되어야 진정한 시장 안정이 찾아올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집값, 이제는 '외국인 큰손'의 향방보다 정부의 추가적인 공급 신호와 금리 변화를 더 예의주시해야 할 때입니다.